
익명의 회귀자님, 평안하셨는지요. 크리스마스에 답장을 보내드릴까 하다가 트리도 아니니 이브에 보내는 것도 상관없지 않나 싶어서 지금 보냅니다. 보통 행운의 편지는 받으면 몇 장을 다른 사람에게 보내야한다는 둥, 그러지 않으면 저주를 받는다는 둥 이런저런 조건이 달려있는 편인데, 이건 그러지 않다니 정말 파격적인 조건이로군요. 하지만 이 행운을 공짜로 받을 수는 없어 이렇게 답장을 보냅니다. 이 답장이 어느 버니시의 실수로 불태워지지 않으면 좋겠네요. 답장으로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지 고민을 하느라 펜을 들었다가 내려놓다가 하면서 망설였습니다. 그러다가 역시 이 편지를 저에게 전해준 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푸른 장발의, 안경을 쓴 어떤 남자가 저에게 당신이 보낸 편지를 저에게 주었습니다. 저한테 가야 할 편지가 자신에게 잘못 왔다면서요.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아는 어느 사람에게 편지가 온거 아닌가 순간 기대하고 말았습니다. 이상하지요, 저같은 죽은 사람에게 올 편지는 없는데 말입니다." 거기에 저는 이렇게 답하였습니다. 어쩌면, 당신이 편지를 보내주길 바라는 사람이 우연히도 나한테 편지를 보낸 내가 아는 사람과 같은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제 몫으로 보내준 행운도 어쩌면 할 수만 있다면 당신에게 보내고 싶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보라고, 말입니다. 남자는 거기에 어떻게 반응했냐고요? 못 봤습니다. 그때 바람이 부는 바람에 눈에 먼지가 들어갔거든요. 눈을 비비고 눈을 떴더니 남자는 사라져있었습니다. 아무튼, 혹시나 그 남자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전해주세요. 죽은 사람이라고 자칭하는 것 치고는 퍽 건강해보이더라고 말입니다. 이 답장을 어떻게 마무리해야할지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것보단 어려운 일은 아니겠지요. 아무쪼록 평온한 마무리를 맞이했기를. 그것이 한해의 마무리든, 아니면 염원하던 자신의 이야기의 마무리든 말입니다.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멋진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 보내시길.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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