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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사않죽 외전 보는게 제 평생 소원이에요.. 짧게라도 좋으니 언젠간 꼭 내주세요ㅠㅅㅠ

혜연은 소파 한쪽 끝에 웅크리고 앉아, 무릎을 끌어안았다. '사랑이라....' 사랑받는다는게 뭔지 여전히 알듯 말듯 하기만 했다. 그동안 사랑받아본 적이 있었어야 상대가 그녀에게 사랑을 주는지, 안 주는지 알아챌 게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한무진이 그녀에게 보여주는 모습은, 마치 사랑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 사랑이라고 표현하기엔 너무나도 폭력적이었고. 사랑이 아니라고 표현하기엔 너무나도 강렬했다. 곰곰이 생각하던 혜연은 겨우 조금 그럴듯 한 단어를 붙일 수 있었다. 집착. 무진이 그녀에게 보여주는 것은 집착이 아닐까. 대체 왜 그녀에게 그런 감정을 품는건지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와 있었던 일은 그 무엇도 특별하지 않았으니까. 그냥 가끔 무진을 재워주었을 뿐이고. 그 다음에는 섹스를 했을 뿐이었다. 둘 사이에 어떤 감정이 싹튼 적은 없었는데. 왜 그녀에게 이러는건지. "하하...." 혜연은 마른 웃음을 흘렸다. 언제부터 무진의 생각을 이해했다고. 처음 말을 걸었던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 남자에 대해서는 그 어느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무릎에 뺨을 댄 채 멍하니 텅 빈 집안을 바라봤다. 제일 멍청한 건, 그녀 자신이었다. 두려워서 이 집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그저 웅크린 채 숨어있은지 벌써 시간이 꽤 지나지 않았던가.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도 가물가물했다. 무진의 집은 언제나 똑같은 온도가 유지되었고, 그 덕분에 혜연의 옷차림은 변한 적 없었다. 그래서 이 집에 처박혀 있는 내내, 계절이 지나는 것을 느낄 수 없었다. 창 밖조차 보지 않았으니까. 누군가가 이 높은 층을 찍을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혹시나 싶어 창가에는 가까이 다가가지도 않았다. 벌써 몇 년이 지난 것 같기도 하고. 사실은 며칠 안 지난 것 같기도 했다. 혜연이 그렇게 웅크리고 있다가 깜박 잠이 들었다, 어지러운 감각에 눈을 떠 보니. 무진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를 쳐다보는 시선에 그냥 고개를 돌리고 눈을 감았다. 그가 깊숙이 들어올 때 마다, 입술 사이로 신음 섞인 헐떡임이 새어나왔다. "...눈 떠." 커다란 손이 뺨을 아프게 붙잡았다. 혜연의 고개를 제게로 돌린 남자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눈 뜨라고. 이혜연." "...." 뺨이 욱신거리다 못해, 이까지 아플 만큼 손에 힘이 들어갔다. 이젠 아래쪽에서 치받는 것 보다도, 뺨이 아파서 신음이 나올 지경이었지만. 눈을 뜨지 않았다. 무진이 두려웠던 때가 있었다. 그가 어느 순간 그녀의 인생에서 사라질 것이 덜컥 겁이 났던 때가 있었고. 이 남자가 '이혜연'의 인생을 망칠것이 무서웠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없지 않나. 한무진이 그녀의 모든 것을 직접 자근자근 밟아줬으니까. 더이상 이 남자에게 상처받지도, 그 어떤 두려움을 느끼지도 않게 만든 건, 그였다. "하...." 짜증과 분노가 담긴 한숨을 내쉰 남자가 붙잡고 있던 혜연의 뺨을 내팽개치듯 놔주었다. 고개가 옆으로 세게 돌아갔다. "...." 별다른 대화 없이 늘 하던 짓이 끝나고. 그녀는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천천히 쓸어내렸다. 늘 그랬듯. 두 사람은 아무런 대화도 하지 않았다. 무슨 얘기를 할까. 가끔 무진은 혜연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면서 무언가를 찾아내려는 듯 했지만. 그러다가 늘 머리 끝까지 화가 치민 표정을 하곤 했다. 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고, 무진의 매니저. 지훈이 들어왔다. "갑자기 왜. 무슨 일 있어?" 고요한 침묵을 깨는 목소리에. 무진이 혜연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거 갖다버려." "...어?" "갖다 버리라고, 씨발." 지훈이 그녀를 힐끔 쳐다보더니 어색하게 웃으면서 남자를 달래기 시작했다. "무진아, 왜 그러냐. 혜연씨, 무슨 일 있었어요?" "좆같으니까 내 앞에서 치우라고!" "...." 혜연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녀가 꼼짝도 안 하고 있으니. 무진이 짜증난 얼굴로 혜연의 팔을 아프게 잡아당겨 문 쪽으로 질질 끌고갔다. "무진아, 우선 오늘은 늦었으니까... 내일 아침에 다시 얘기하자. 지금 새벽이야." 지훈이 혜연의 팔을 움켜쥔 남자의 손을 붙잡았다. 그것에 더 화가 치밀었는지. 무진은 매니저가 뒤로 나동그라질 만큼 세게 그를 밀치곤. 문을 열었다. 그리곤 혜연을 문 밖으로 떠민 뒤. 문을 쾅 닫았다. "...." 복도 바닥에 넘어진 혜연은 눈을 꾹 감았다 뜨곤 천천히 일어섰다. 부딪힌 무릎이 아프고, 바닥을 잘못 짚었는지 손목이 욱신거렸다. 거기다가 갑작스럽게 내쫓긴 덕에, 신발조차 신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정말로 이제 그녀를 갖다 버릴 생각인가. 그냥 모든 것이 막막했다. 나가는것이 무서웠다가. 이젠 뭘 더 두려워하겠냐 싶어졌다. 그렇게 엉거주춤 밖에 서 있으니. 시간이 좀 지나고 지훈이 밖으로 나왔다. "하아...." 그가 긴 한숨을 내쉬면서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고민하던 남자가 시간을 확인하더니 어깨를 늘어뜨렸다. "우선... 우리 집으로 가죠." 혜연은 천천히 그의 뒤를 따라갔다. # 지훈의 집은 엉망이었다. 무진의 온갖 잡다한 일을 다 해주느라 자기 일은 할 시간이 없는 듯. 발 디딜 틈만 겨우 있는 집에 들어선 혜연은 그가 내준 침대에 몸을 눕혔다. '이대로 끝인가?' 그냥 몽롱했다. 무진의 집에 들어선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현실을 사는 느낌이 아니라서 그런걸까. 무력하고, 멍하고,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깜박 잠이 들었는데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쾅 하고 문이 부서질듯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그 다음 싸구려 침대가 출렁 흔들렸다. 혜연이 눈을 뜨자, 또 다시 무진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그가 그녀의 목을 손으로 꽉 움켜쥐었다. 숨이 막혔다. "왜. 형이 너 구해줄 수 있을 줄 알았어? 그래서 잤어?" "...흐, 윽." 혜연은 남자의 손을 꽉 붙잡았다. 자기가 내버리라고 해놓고, 이제와선 또 화를 내는 모습이 우습다고 생각했다. "왜. 그러면 안돼?" 그 말에 무진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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