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볼버를 돌리는 건스피닝이라는 행위가 실제로도 있기는 했지만, 주로 서커스단 등에서 묘기로 사격을 하는 사수들이 공연에서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거나, 분위기를 달구는 용도로 사용하던 기술 같은 것이라서 특별히 시작된 계기는 딱히 없습니다. 역사적으로 이런 기술이 기록된 가장 유명한 곳은 서부시대 최고의 유명 서커스단이었던 '버팔로 빌의 와일드 웨스트(Buffalo Bill’s Wild West)'였는데, 애니 오클리를 비롯한 많은 명사수나 묘기사수들이 거쳐간 서커스단이었기 때문에 가장 유명해서 기록이 남은 것이고, 실제로는 서부시대 말기의 다른 서부극 테마의 서커스단이나 묘기사수들도 많이 이런 기술을 연마했습니다. 이후 이런 서부극 테마의 문화공연 업계에서 선보이던 기술이 서부극 영화로도 전해지면서 우리가 지금 아는 것처럼, 서부극이라고 하면 연상되는 '두 명의 카우보이가 황야에서 퀵드로우로 결투를 한 뒤에 건스피닝으로 총을 권총집에 다시 집어넣는' 것과 같은 이미지가 유래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실제 무법자들이나 당대의 총잡이들의 경우 권총을 빨리 뽑아서 쏘거나, 정확하게 쏘는 것에는 관심이 있었어도, 화려하게 총을 돌리는 기술을 연마하는 것에 관심을 가진 경우는 거의 없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화려함보다 중요한 건 생존과 생업이었으니까요. 자동권총의 건스피닝은 안전상 문제로 안 하는 게 제일 좋지만, 막상 한다고 해도 콜트 싱글액션아미 같은 서부시대 리볼버로 하는 것에 비해서 그립 각도가 다소 직선에 가깝고, 해머와 슬라이드 등의 기구가 그립 위쪽으로 위치해있어서 총을 제대로 잡는 게 다소 어렵습니다. 총열이 대부분 짧아지면서 리볼버를 돌리다가 가죽 권총집에 꽂는 것 같이 긴 총열길이를 활용한 기술도 어려운 건 덤입니다. 일단 돌리는 것 자체는 가능할 수 있으나, 다시 말씀드리지만 안전상 문제로 안 하는 게 제일 좋습니다. 리볼버의 건스피닝만 해도 종종 총을 떨어트리면서 격발되어 사망사고가 나기도 합니다. 터미네이터식의 레버액션 장전은 건 스피닝보다는 스핀코킹(Spin Cocking)이라고 부르는데, 레버액션 총기를 마상에서 한 손으로 말의 고삐를 잡은 상태에서 다루기 위해 실용적인 목적을 어느 정도 가지고 개발된 기술이었습니다. 다만, 어느 정도 숙련된 기수는 사실 고삐를 굳이 잡지 않아도 어느 정도 방향 통제가 가능하기도 했고, 한 손으로 장전하고 쏠 수 있는 권총도 있었기에 굳이 많은 기병들이나 기수들이 이런 기술을 필수적으로 익혀야하던 건 아니었고, 장전 중 총을 떨어트리거나 할 위험도 있어서 서부시대에서도 자주 쓰인 기술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건스피닝과 마찬가지로 총기 묘기에서 시작되어 영화계로 퍼져나가면서 영향이 남아있는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것 외에도 총기 묘기는 사실 총기를 돌리거나 장전하는 기술 외에도 정확하게 쏘는 것에서도 묘기들이 있었는데, 여러 장의 카드를 일렬로 세워두고 정확하게 쏴서 카드를 절반으로 나눈다거나, 누군가가 입에 문 담배를 총으로 쏴서 불을 붙인다거나, 마술의 영역이지만 총알을 이빨로 잡는 것 같은 묘기(실제 트릭: 조수가 공포탄을 쏘고 입 안에 숨겨둔 총알을 뱉는 겁니다) 등이 있었습니다. 유명 묘기사수였던 애니 오클리의 경우, 테이블 위에 올려둔 수많은 총기들을 차례대로 교체해가면서 연속으로 날아가는 표적을 맞추는 묘기나, 말 위에 선 채로 목표를 쏘거나, 어깨 뒤로 총을 얹은 상태로 거울을 보고 조준해서 표적을 명중시키는 것과 같은 묘기 역시도 선보였던 걸로 알려져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 중 담배불 묘기의 경우에도 애니 오클리가 선보였던 것으로 유명한 묘기입니다.